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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호르몬과 생리통

2006년 9월, 9시 뉴스에서 집에 있는 플라스틱용기를 내다버리는 주부들을 보도했다.
환경호르몬이 아이들의 생식기를 위협하고 생리통을 유발한다는 다큐멘터리 때문이었다.
그 다큐멘터리에서는 환경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내분비교란물질이 인체 내에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한다는 실험결과를 소개했다. 그리고 생리통이 심한 자원자들에게 내분비교란물질을
함유하고 있다고 의심되는 각종 첨가물이 든 인스턴트 음식과 플라스틱용기, 합성세제, 일회용 생리대 등을
쓰지 않는 이른바 ‘회피실험’을 했다. 한 달 후 끔찍한 생리통 때문에 일상생활이 모두 망가지다시피 했던 그들은
생리통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며 활짝 웃었다. 그런데 그 실험에서 사람들의 관심은 유독 플라스틱 용기에만 집중되었다.



생리통을 없애준 것은?

그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던 작가인 나는 무척 궁금했다. 생리통을 사라지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당시 실험에서는 환경호르몬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여러 요인들을 한꺼번에 회피하는 방법을 시도했기 때문에
무엇이 생리통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정확하게 알 길이 없었다.
그에 대한 해답은 방송 후 몇 달 동안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시민실험대’에 의해 제시되었다.
한 50대 주부는 방송에서 소개된 것들을 오래 전부터 회피하고 있었지만 생리통이 여전했는데
단 한 가지 회피하지 않았던 합성세제를 사용하지 않자 생리통이 사라졌다고 했다.
어느 20대 회사원은 고기를 한 점도 먹지 않는 채식생활을,
어느 10대 여고생은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자 생리통이 사라졌다고 했다.

그러나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바로 이것이다!’라고 ‘보고’한 것은 다름 아닌
 ‘일회용 생리대’를 회피하고 ‘면생리대’를 사용한 것이었다. 방송이라는 환경 때문에 면생리대 사용을
인상적으로 다루지 못한 나의 불찰을 두고두고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생리통은 여성만의 원죄?

생리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생리통은 분명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고 나는 믿고 있다.
생리는 인류가 지금껏 문명을 일구고 살아온 생명의 근원이다. 그것이 고통스러운 것이라면 인류는 아마
멸종하고 말았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왜 생리통이 생기는 걸까? 생리통은 과연 우리나라 여자들만의 일일까?

생리통은 가장 오랜 기간 동안 가장 잔혹한 방법으로 존재해온 ‘여성 전용 고문’ 이었다. 파렴치한 고문 학대자의
정체도 모른 채 지금도 전 세계의 숱한 여성들이 주기적으로 고문실을 들락날락거리고 있다.
여고생의 반 이상이 매달 진통제와 피임약까지 동원해가며 참고 견뎌내는 생리통이 어떻게 자연스러운 것이라
할 수 있을까? 언제 어떻게 시작될 고통인줄 뻔히 알고 당해야 하는 이 기가 막힌 상황을 견디다 못해 자살에까지
이르고 마는 상황이 과연 정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1,000여 명이 넘는 여고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그들에게 생리통은 피할 수 없는 징후였다.
아울러 많은 학생들이 생리일이 다가올수록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의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언제 그 고통의 시간이 시작될 지 알고 있기에 두려움과 고통은 더 했던 것이다. 방송을 보면서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는 고백도 쏟아졌다. 모두 생리통 때문에 배를 쥐어뜯고 자궁을 도려내고 싶었다는 사람들이었다.
10대 여고생부터 50대 중년부인까지, 생리통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었다.



딸에게 주는 선물

일회용 생리대로 인한 환경적인 문제들은 골치 아파 접어둔다고 치자. 그러나 당장 내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체험하게 되면 새삼 환경운동을 떠올리지 않아도 내가 그 실천가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면생리대를 사용하는 일은 ‘지구 살리기’라는 거창한 문제가 아니라, 당장 내 몸부터 살리고 봐야겠다는
아주 이기적인(?) 생각으로 시작해도 좋을 일이다. 생리통이 없는 사람에게는 내 자궁을 튼튼하게 해 주는
최소한의 ‘처치’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환경호르몬은 지금 내 몸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태어날
내 아이들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설령 아기를 낳을 생각이 없는 사람도 죽을 때까지 내가 지니고
있어야 할 소중한 몸의 일부가 바로 자궁이다. 그러므로 자궁을 건강하게 하는 모든 행위는 아낌없이 격려 받아야 마땅하다.

마침 딸아이가 생리를 시작해서 나는 그 아이가 아기 때 쓰던 천 기저귀를 잘라 생리대를 만들고 있다.
 ‘어떤 재료로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아는 생리대’로 기나긴 여성의 삶을 시작하게 해줄 수 있어서 천만다행이다.

글 고혜미_방송작가,「SBS 스페셜-환경호르몬의 습격」집필





'쉽게 따라하는 핸드메이드 생리대' 1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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